이번 달 (March 2017), 미국 특허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큰 뉴스는 3월 21일 대법원 (Supreme Court)에서 있었던 Lexmark Int’l, Inc. v. Impression Prods., Inc. 케이스의 oral hearing(argument)이었을 겁니다. 이 케이스의 이슈는 특허소진(patent exhaustion)입니다.

1. 배경

본 건 소송은 2013년프린터 제조업체인 Lexmark가 자사 프린터의 toner cartridge를 refill하여 판매하는 많은 업체들을 특허 침해로 Ohio의 연방지방법원에 고소하였고, 이후 West Virginia의 작은 업체인 Impression을 피고로 추가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다른 모든 피고 업체들은 Lexmark와 협상을 통해 소송을 끝낼 수 있었지만, Lexmark의 경우 그렇지 않았습니다.

Hewlett Packard, Cannon, Lexmark같은 프린터 제조업체는 프린터 그 자체 보다는 프린터를 판매한 이후 ink나 toner cartridge를 판매하는 것에서 더 많은 수익을 올립니다. Lexmark는 자사의 toner cartridge 모델 중에 특별한 software를 로딩한 chip을 심어 놓고 허가되지 않은 toner의 refill은Lexmark의 프린터가 인식하지 못하도록 한 “Return Program” toner cartridge 를 regular toner cartridge 보다 20% 저렴하게 생산 판매 해왔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toner cartridge는 소비자가 재사용/재판매 (single-use/no-resale)하는 것을 계약으로 금지하였습니다. 그러나 Impression사는 미국내외에서 이미 판매되어 사용된 Lexmark의 이러한 single-use/no-resale toner cartridge를 사들여 chip의 기능을 우회함으로써Lexmark의 프린터가 Impression사의 toner refilling을 를 인식하지 못하게 한 후 싼 가격으로 재생된 toner cartridge를 재판매하는 사업을 해왔습니다. Lexmark가 이를 묵과하고 있을 수 없었던 것입니다.

2. 쟁점사항과 소송경과

소송의 이슈는 크게 두 가지 입니다. 하나는 Lexmark가 toner cartridge를 미국내 소비자에게 판매 하게 되면 그 판매 조건이 재판매/재사용을 금지 (single-use/no-resale)하고 있다하더라도, 해당되는 미국특허가 소진되어서, 다른 누구라도 (예: Impression사) 이 toner cartridge를 수거해서 수리후 재판매 할 때에는 Lexmark의 특허권 행사가 불가한 것인지의 여부입니다. 다른 하나는, Lexmark가 해외 (미국 이외)에 이 toner cartridge를 판매했을 때에도 해당 미국특허가 소진되어, 그 누구라도 (예: Impression사) 이를 미국내로 들여와서 refill하여 재판매하는데 Lexmark의 특허가 아무런 지장을 주지 않는 것인가입니다. 즉, whether Lexmark exhausted its US patent rights when it sold its patented toner cartridges to customers: (1) in the United States, subject to a post-sale single-use/no-resale restriction, and (2) outside the United States.

여기서, 특허 침해의 본질적인 내용은 양측에 이견이 없습니다. 즉, 기본적으로 Lexmark의 toner cartridge 를 사용, 재판매하는 것이므로 특허침해는 맞지만, 특허권이 소진되어 특허침해가 구성되지 않는다는 것이 Impression사의 주장이고, Lexmark는 특허권이 소진되지 않아서 특허침해가 맞다는 것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양측은, Lexmark의 재사용/재판매 금지조건이 유효하다는데에도 이견이 없습니다. 다만, Lexmark는 이러한 조건이 제품의 최초 구매자가 (first buyer)가 아닌 Impression사에게는 적용되지 않으므로, 특허 침해 주장을 통해서만 Impression을 통제할 수 있으므로 특허소진을 적용하면 않된다는 입장입니다.

구체적으로, Impression은 전통적인 first sale doctrine (15세기 영국의 common law로 부터 기원) 및 대법원의 여러 판례 (Quanta Computer v. LG Electronics 및 Kirtsaeng v. John Wiley & Sons, Inc.)에 근거하여, 제품판매 조건 (재사용/재판매 금지)에도 불구하고 first sale이후에는 미국 및 해외에서의 특허소진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특허권자가 해당 특허가 포함된 제품을 처음 판매한 이후에는, 그 제품에 대한 특허권이 소멸된다는 논리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특허권자는 특허에 대한 권리를 두고 두고 누리는 모순이 발생한다는 것이지요. Impression은, 또한, 특허권자의 post-sale right을 인정할 경우, 이미 비용을 지불한 소비자의 정당한 재산권 행사에 부당한 간섭을 초래한다고 주장합니다. 이에 반해, Lexmark는 1952년 개정된 미국 특허법은 분명히 특허권자의 “허가 (authority)” 없이는 특허가 포함된 제품을 판매, 사용 할 수 없다고 명문화하고 있기 때문에, 적법한 조건이 있을 경우, 판매 후에도 특허권자는 특허권을 행사 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Except as otherwise provided in this title, whoever without authority makes, uses, offers to sell, or sells any patented invention, within the United States, or imports into the United States any patented invention during the term of the patent therefor, infringes the patent. See 35 U.S.C. 271(a)). Lexmark는 이러한 논리가 대법원의 Quanta 케이스 판례를 거스르는 것이 아닌 것이, Quanta의 경우, licensee의 판매에 따른 특허소진이므로 본 건과 같은 특허권자 (patentee)의 조건부 판매와는 다르며, Kirtsaeng은 저작권 (copyright) 소진에 국한된다면서 그 차이점을 분명히 할 것을 요청하였습니다.

Ohio 연방지방법원은, Lexmark의 미국내 toner cartridge판매는 적법한 조건의 존재 여부와 무관하게 미국특허를 소진시키지만 (Impression 주장), 해외 판매로는 미국특허가 소진되지 않는다고 판결 (Lexmark 주장)하였습니다. 그러나, 연방순회항소법원은 두가지 이슈에서 전부 Lexmark의 주장을 받아들여 특허 소진이 되지 않는다고 판결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대법원의 Quanta 케이스가 연방순회항소법원의 기존 케이스인Mallinckrodt, Inc. v. Medipart, Inc.를 overrule 하지 않으며, 따라서, Lexmark가 적법한 조건하에 (재판매/재사용 금지) 미국내에서 toner cartridge를 팔았을 때에는 해당 미국특허가 소진되지 않으며, 해외에서 동 제품을 판매했을 경우에도Jazz Photo Corp. v. ITC 케이스에 근거하여 미국특허가 소진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에, Lexmark는 대법원에 상고 (writ of certiorari) 하였고 대법원이 이를 받아들였습니다.

3. 소송결과가 미칠 영향 (Impact)

본 소송이, 특허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 뿐 아니라, 세간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이유는, 3월21일 oral hearing 이후, 6월로 예정된 최종 판결의 파장이 미국 내 다양한 제조업체, 소매업체 (retailers) 및 재판매업체 (resellers)의 비즈니스에 끼치는 영향이 너무 클 것이 분명하고, 미연방 정부는 물론이고, 수많은 학자나 법조인들 뿐 아니라, IBM에서부터 Intel, Qualcomm, Quanta, Huawei, HTC, Costco에 이르기까지 적지 않은 수의 기업들이 직간접적으로 본 소송에 참여하거나 간섭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Amicus Curiae Brief를 낸 단체 및 업체가 20여개에 이릅니다.

대법원이, 미국 내 조건부 판매는 미국 내에서 미국특허를 소진시키지 않는다는 연방순회항소법원의 판결을 확정 (affirm)할 경우, 특허권자는 해당특허가 포함된 제품에 대한 권리를 최초 판매 이후까지 확장할 수 있게 됨에 따라 후속 시장경제 (secondary market economy)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예를 들면,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순정품이 아닌 비순정품을 제조판매하는 경쟁업체들을 시장에서 몰아낼 법적인 근거를 얻게 됩니다. 이는 비단 자동차 업계에 한정되는 우려가 결코 아닐 것입니다. 또한, 대법원이 해외판매가 미국특허를 소진하지 않는다는 연방순회항소법원 판결도 승인하게 되면, 수입업체들은 어떠한 제품이나 그 부품에 미국특허가 포함되어서 소진되지 않았는지를 일일이 확인해야 되는 엄청난 번거로음에 직면해야 할 것입니다. 이 역시, 특허권자에게, 해외 판매 이후 미국내 수입에 대한 별도 특허료 징수 (double dip)라는 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Intel을 비롯한 많은 technology 업체들이 Impression을 편드는 Amicus Curiae를 낸 것입니다.

반대로, 대법원이 연방순회항소법원의 판결은 뒤집을 경우에는 (즉, first sale doctrine을 재확인할 경우), 특허권자들은 특허에 대한 권리 행사를 분명히 하기 위해, 소비자가 지불할 최초 가격에 더 많은 특허료를 얹을 것이라는 예상이 됩니다, 물론, 시장에서 경쟁 상황이 해결할 문제이기는 하지만. IBM이나 Qualcomm같은 업체가 그런 특허권자가 될 것입니다. 또한, 연방순회항소법원의 판결과 달리 해외 판매에 따른 특허도 그 소진을 인정하게 될 경우에는, 해외시장의 특수성을 고려해서 저가로 해외에서 판매한 제품이 미국으로 저가에 수입되어 시장을 교란할 가능성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예를 들면, 저개발 국가에서 저렴하게 판매한 미국 제약이 미국으로 저가에 수입되어 미국 소비자들에게 판매됨으써, 미국제약회사들의 이익을 침해하는 경우입니다.

4. 판결예상

3월21일 oral hearing에서는, 양측의 대리인들이, 서로의 논리를 전개하고, 미정부 (법무부)의 입장 표명이 있었지만, 예상외로, 판사들로부터는 질문이 많지는 않았습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대법원에서는 이미 결론을 낸 것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많은 평론가 (commentator) 들은, 첫번째 이슈에서, 대법원이 연방순회항소법원의 판결과 달리, first sale doctrine을 재확인함으로써, 조건부 판매와 무관하게 미국 내 판매는 미국특허를 소진한다고 판결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하여, 대법원이 영국에서 내려온 common law와 함께 기존 Quanta 케이스의 전체적인 판결 내용과의 연속성 (consistency)을 추구할 것이라고 봅니다. 그러나, 두번째 이슈에서는, 위에서 언급한 최근의 저작권 소진 관련 판례인 Kirtsaeng 케이스에 제약받지 않고 (저작권과 특허의 차이점을 인정하여) 연방순회항소법원의 판결을 재확인할 것 (해외판매는 미국특허를 소진하지 않음)이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평론가들의 예상 판결은, 미정부 (법무성)가 원하는 바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대법원이 평론가들의 예상과 다른 판결을 내릴 가능성도 없지 않습니다. 즉, 첫번째 이슈에서도, 연방순회항소법원 입장을 지지하여, 조건부 판매의 경우 미국특허 소진이 되지 않는다고 판결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특허법에 있는 “authority”를 충분하게 인정하는 것이지요. 그리고, 위에서 언급한 특허권자의 부당한 영향력 (double dip) 등은 시장이 해결할 사항이라고 보면서, 경쟁과 규제 (antitrust law)로 통제할 사항이라는 것이지요. 예를 들면, single-use/no-resale 조건의 toner cartridge는 이런 조건 대신에 20% 싼 가격에 공급되니, 그만큼 특허권자의 권리를 유보해놓았다고 보는 것이지요. 이러한 조건이 여전히 과하다고 생각되면, 시장에서 외면 받을 수 없을 것이고, 만약 이러한 조건이 결국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주는 price fixing이나 tie-in 같은 반독점법 (antitrust)을 위반할 경우에는 정부가 개입하도록 하면 된다는 것이지요.

한편, 3월21일 oral hearing은 시작 부분에서, 대법관들이 Impression사의 대리인들에게, 왜 patent exhaustion이 법령화되지 않았었느냐고 (이렇게 중요한 이��가) 질문하고 있는데, 머지 않은 시점에 미 의회에서 patent exhaustion관련 입법을 추진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6월로 예상되는 최종판결 이후에 다시 블로그에서 찾아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