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017년 2월 22일, 미국 연방대법원은 Life Technologies Corporation v. Promega Corporation 사건에서 미국 특허법 § 271(f)(1)에 의한 특허 침해에 관한 주요한 법리를 제시하였습니다. 특허 제품의 여러 개의 구성요소들 중 하나의 구성요소를 미국에서 해외로 공급, 해외에서 조립하도록 유도(induce)하는 행위가 해당 조항에 의한 특허 침해를 구성하는 것인지 여부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특허법 § 271(f)(1)은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습니다.

“Whoever without authority supplies or causes to be supplied in or from the United States all or a substantial portion of the components of a patented invention, where such components are uncombined in whole or in part, in such manner as to actively induce the combination of such components outside of the United States in a manner that would infringe the patent if such combination occurred within the United States, shall be liable as an infringer.

271(f)(1)에 의하면 특허 발명의 구성요소 전부 또는 상당한 부분(“all or a substantial portion of the components of a patented invention”)을 미국에서 공급한 후, 이들을 미국 영토 바깥에서 조립하여 특허 침해에 이르도록 적극적으로 유도하는 행위는 특허 침해로 간주됩니다. 따라서 특허된 물건의 구성요소 일부만이 미국에서 공급되고 나머지 구성요소들은 해외에서 공급되어 특허된 물건으로 해외에서 조립되는 경우, 그 구성요소 일부가 § 271(f)(1)에서 요구하는 상당한 부분(substantial portion)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침해를 결정함에 있어 관건이 됩니다.

본 사건에서는 피고인 Life Technologies가 특허 발명의 구성요소 중 단 하나의 구성요소만을 미국에서 공급한 후 해외에서 나머지 구성요소들과 함께 조립한 경우인데, 이 경우 단 하나의 구성요소에 대해 § 271(f)(1) 하의 상당한 부분(substantial portion)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것인지가 문제가 되었습니다.

특히 원고 Promega는 Life Technologies에게 임상 및 연구(clinical and research) 분야만으로 제한한 범위 내에서 유전자 검사 키트의 제작 및 판매에 관한 라이선스를 설정하였습니다. 특허 발명인 키트는 (1) 프라이머 혼합물, (2) 복제DNA 가닥을 형성하기 위한 뉴클레오타이드; (3) Taq 폴리머라제 (Polymerase); (4) DNA 증폭을 위한 완충액; 및 (5) 대조 DNA의 5개의 구성요소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이들 중 Taq 폴리머라제는 Life Technologies가 미국에서 제조한 후 영국으로 운반하였고, 나머지 4개의 구성요소들은 영국에서 생산되었습니다. 그리고 영국에서 이들 5개의 구성요소들이 조합되어 특허 발명인 유전자 검사 키트를 완성되었습니다.

라이선스 계약 이후 수 년이 지나서, Promega는 Life Technologies가 임상 및 연구 분야로 제한한 라이선스 범위를 넘어서 해당 키트를 판매하였고, 따라서 특허 침해를 구성한다고 주장하며 특허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지방법원에서 Promega는 미국에서 영국으로 보내진 하나의 구성요소(즉, Taq 폴리머라제)가 특허발명의 중요하고 필수적인 구성요소에 해당하여 § 271(f)(1) 조문에서 규정한 상당한 부분(substantial portion)에 해당, 본 조문에 기반한 침해가 존재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리고 배심원들은 Promega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하지만 Life Technologies는 JMOL(Judgment as a matter of law) 신청을 제출하였고, 법원은 단 하나의 구성요소 만을 미국에서 공급한 것이 충분하게 증거로 소명되었고 이 경우 § 271(f)(1)가 적용될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

연방순회항소법원에서는 이러한 지방법원의 판결을 뒤집고 배심원들의 평결을 다시 확정하였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상당한(substantial)”이란 단어의 보통의 의미에는 “중요한(important)” 또는 “필수적인(essential)”이라는 뜻이 있으며, 배심원들이 증거를 바탕으로 Life Technologies가 미국에서 생산한 Taq 폴리머라제가 특허 발명의 주요하고 주된(“main and major”) 요소라고 결정했다고 보았습니다.

이에 Life Technologies는 연방대법원에 상고하였고, 대법원은 이를 받아들였습니다.

대법원은 이 사건의 핵심이 “substantial portion”이 양적인 의미인지 또는 질적인 의미인지에 있음을 주목하였습니다. 법문에는 “substantial”의 뜻에 대해 규정이 없었기 때문에 법원은 이 단어의 사전적인 의미를 살펴보았고, 사전적인 의미는 질적인 의미 및 양적인 의미를 모두 포함하는 것이라고 인정하였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 271(f)(1) 조항에서 “substantial”이 사용된 문맥을 고려하면 국회가 양적인 의미를 의도한 것이라고 해석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먼저 법조문에서 언급한 “all or a substantial portion of the components of a patented invention” 구문에서 “all”과 “portion” 모두가 양적인 의미를 전달하는 단어이고, 또한 질적인 해석을 국회에서 의도했다면 “of the components”라는 수식어가 쓰이지 않았을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양적인 의미에 따라 대법원은 여러 구성요소 중 단 하나의 구성요소만으로는 § 271(f)(1)에 의한 침해를 구성할 수 없다고 판시, 연방항소순회법원의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환송하였습니다.

국경을 넘나드는 무역 통상이 보편화되면서 예전과 같이 특허권의 효력을 국경 내에서만으로 제한하는 것에 대해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고자 271조(f) 항을 신설하였는데, 이번 대법원의 판결에 따라 이 조항의 적용 범위에 대하여 조금 더 명확한 해석이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특허권자의 입장에서 글로벌한 시장 경제에서 발명의 독점적 권리 확보를 위해서는 국가별 특허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려는 노력을 더욱 강조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특허 출원시 특허 발명의 주요한 구성요소 및 여러 구성요소들의 다양한 조합에 대한 특허들을 함께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전략이라고 생각됩니다.

한편, Taq polymerase 자체에 대한 특허권은 이미 오래 전에 소멸하였고 각종 유전자 검사에서는 거의 필수적인, 하지만 통상 사용되는 요소(commodity) 인 점에도 주목하여야 합니다. 만일, Taq polymerase가 신규한, 그 자체만으로 특허성을 갖는 구성요소였다면 당연히 Taq polymerase 자체에 대한 특허도 받았어야 할 것이고, 그런 경우 271(f)(1)의 적용없이 Taq polymerase를 미국에서 생산하는 것만으로도 특허침해가 이루어졌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