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특허출원 심사절차에서 심사관이 출원발명이 진보성을 결여하고 있음을 이유로 하여 적법한 거절(prima facie case of obviousness)을 한 경우, 출원발명이 진보성을 갖추었음을 보여주어야 할 입증책임은 출원인에게 전환됩니다.

그렇다면 AIA 개정 이후 도입된 미국 무효심판 (Inter Partes Review; IPR) 절차 에 있어, 진보성 결여를 이유로 한 무효의 입증 책임은 심판청구인과 피청구인 중 누가 지게 될까요?

IPR은 IPR 심리개시(institution) 여부를 결정하는 단계와, 심리개시 이후의 단계를 포함하고 있고, 심리개시 여부를 결정하는 단계에서 심판청구인은 특허가 무효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어야 하는 입증책임을 지게 되는데, 이러한 입증책임을 충족하여 심리가 개시된 경우 입증책임이 특허권자에게 전환되는 것인지 의문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하여 지난 7월 미국 연방순회항소법원(U.S. Court of Appeals for the Federal Circuit)은 In Re: Magnum Oil Tools International, LTD 사건에서, IPR 절차에 있어서의 무효 입증책임은 절차 전체에 걸쳐 심판청구인에게 있고, 특허출원 심사절차에서와는 달리 피청구인인 특허권자에게 전환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습니다.

본 사건의 심판단계에서 심판청구인은 두 가지 청구이유 (ground)에 근거하여 심리대상 특허가 진보성 결여로 무효라고 주장하였습니다. 청구이유 1에서는 X, A, B 문헌을 근거로 무효를 주장하였으며, 청구이유 2에서는 Y, A, B 문헌을 근거로 무효를 주장하였습니다. 청구이유 1과 2는 주인용문헌(primary reference)을 각각 X와 Y로 구성한 점에 있어 차이가 있었지만, 이러한 주인용 문헌을 보조인용 문헌(secondary reference)인 A, B와 결합하는 논리는 동일 하였습니다. 이러한 유사성에 근거하여 심판청구인은 심판청구서(IPR petition)에 청구이유 2를 설명함에 있어서 선행문헌 Y, A, B의 결합논리를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고, 청구이유1에서 제시한 선행문헌 X, A, B 결합논리를 인용하는 방식(incorporation by reference)을 사용하였습니다. 상기 심판청구에 대하여 특허심판원(Patent Trial and Appeal Board; PTAB)은 청구이유 2에 대해서는 심리개시(institution)를 결정하였고, 청구이유 1에 대해서는 심리개시를 거절하는 결정을 하였습니다.

  선행문헌 심리개시 (institution) 여부           
청구이유 1       X, A, B                             X                     
청구이유 2              Y, A, B             O
 


연방순회항소법원에서 피청구인(항소인; 특허권자)은 심판청구인(피항소인)이 IPR 절차 중에 선행문헌 Y, A, B의 결합이유를 충분하게 제시하지 못했고, 이러한 불충분한 청구이유에 근거한 무효심결은 취소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또한 특허심판원은 청구이유 2를 바탕으로 한 무효사유를 인정하여, 심리대상 특허가 무효라고 심결하였습니다.

피항소인 측에 참가한 특허청은, 이에 대하여, 특허심판원이 청구이유 2에 의한 심리개시를 결정한 것은, 심판청구인이 적법하게 무효사유를 제시했음을 의미하는 것이고, 따라서 심리개시시점에 입증책임은 특허권자인 피청구인에게 전환되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리고, 심리가 개시된 이후 특허 유효성에 대한 입증책임을 지게 된 피청구인이, 심리과정 중에 특허의 진보성을 입증하지 못하였으므로, 특허심판원의 심결은 적법하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이에 연방순회항소법원은 특허출원심사절차에서와 달리 IPR 절차에 있어서의 무효 입증책임은 심판청구인에게 있고, 이는 피청구인인 특허권자에게 전환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습니다. 따라서 연방순회항소법원은 특허심판원이 선행문헌 Y, A, B에 근거한 심판청구인의 무효주장의 적법성을 판단하지 않고 특허권자에게 심리대상 특허가 진보성에 의해 무효가 아님을 역으로 입증케한 것은 옳지 않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또한 상기 판단에 근거하여 선행문헌 Y, A, B의 결합이유를 분명히 설명하지 아니한 청구이유를 인정한 심결은 적법하지 않다고 판결하였습니다.

상기 판례는 IPR 절차에 있어서의 무효입증 책임 소재를 설명할 뿐만 아니라, 심판청구서(IPR petition) 작성에 있어서의 주의점을 시사합니다. 현재 규정에 따르면 심판청구서는 14,000 단어 이내로 작성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청구이유가 다수일 때, 정해진 분량 내에서 필요한 내용을 기술하기 위하여 앞서 기술된 청구이유의 내용을 인용하는 방식을 고려할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상기 판례에 따르면 이러한 방식은 지양되어야 하며, 각각의 청구이유를 개별적으로 설명하는 방식을 고려해야 하겠습니다.

만약 무효주장을 하고자 하는 특허청구항 수가 너무 많거나 인용하고자 하는 선행문헌이 다수여서 한정된 분량 내에 무효이유를 충분히 기술하기 어려운 경우, 여러 개의 IPR을 동시에 청구하는 전략을 고려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전략은 더 많은 관납료 지출을 요하기 때문에 실무자의 균형있는 판단이 필요할 것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