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영국 법원이 판결을 내린 Imtech Inviron Ltd v Loppingdale Plant Ltd1 사건은 백투백 계약서를 작성하는 데 있어 단순히 "참조" 방식을 사용하는 것에 따르는 위험에 대하여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를 제공합니다.

배경

본 사건은 Stansted 공사와 관련한 분쟁에서 피고 Loppingdale Plant Limited("LPL")가 원고 Imtech Inviron("Inviron")에게 약 65만 파운드를 지급하도록 한 조정인(adjudicator) 판정 집행을 위한 약식판결 신청에 대한 것입니다. Stansted는 LPL과 기본 계약("주계약")을 체결하였고, LPL은 일련의 발주서를 통해 Inviron과 하청 계약을 하였습니다(총괄하여 "하도급계약").  조정인은 하도급계약에 의한 중간 기성 신청에 따라 지급되지 않은 금액에 대하여 판정을 내렸습니다.

하도급계약 조항에 따라 조정인이 유효하게 임명되었는지가 문제였습니다. LPL은 백투백 하도급계약에 따라 주계약의 관련 조항에 의거하여 조정인을 임명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즉, 지명된 세 명의 사람 중에서 임명하거나, 그렇게 하지 못했을 경우에는 영국토목기술협회(Institution of Civil Engineers)가 임명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분쟁에 대하여 판정을 내린 조정인은 지명된 세 명의 사람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하도급계약 

하도급계약은 다음과 같은 백투백 조항이 포함되었습니다:

"1.3 하도급업체는 주계약을 읽었으며 그에 따른 LPL의 의무, 위험, 책임에 대하여 숙지한다고 간주한다. 다른 모든 조건이 동일한 경우, 하도급업체는 본 계약상의 의무 중 일부로 주계약에 포함된 업무지시서 및/또는 발주서 수행과 관련한 LPL의 의무, 책임, 위험을 마치 하도급계약에 하도급업체의 의무, 책임 및 위험으로 명시된 것과 같이 수행 및 부담한다 …
1.4 주계약의 약관과 본 약관이 상충하는 경우에는 주계약의 약관이 우선한다 …"

하도급계약의 제1.23조는 주계약의 책임보험과 보상조항 적용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포함하였지만, 조정(adjudication)에 대한 언급은 없었습니다.

하도급계약의 재판관할조항은 다음과 같이 기술하였습니다:

"1.25 LPL이 다른 국가 법원의 관할권을 주장하지 않는 한, 본 계약은 영국법의 지배를 받으며, 하도급업체는 하도급계약과 관련한 사안에 있어 영국 법원의 단독 관할권을 인정한다".

Inviron의 주장

Inviron은 하도급계약에 그대로 반영된 제1.3조에 언급된 의무는 보험이나 보상 등과 관련한 이차적 의무가 아닌, 수행될 작업 및 수행 방법 등에 관련한 일차적 의무에 대한 것이라고 주장하였습니다.  반면, 제1.23조가 책임, 보험 및 보상 등과 같이 Inviron이 준수해야 할 특정 이차적 의무를 구체적으로 기술하였으며, 이러한 의무들이 제1.3조에 포함되었다면 제1.23조가 필요하지 않았을 것이라 주장하였습니다. 제1.23조는 조정에 대하여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Inviron의 주장에 따르면, 제1.3조는 일차적 의무에 한정된 것이며, 제1.23조에 조정에 대한 구체적 언급이 없으므로 주계약의 조정에 관련한 조항이 하도급계약에는 적용되지 않게 됩니다.

Inviron은 하도급계약의 재판관할조항이 주계약의 재판관할조항과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는 당사자들이 주계약의 재판관할조항을 하도급계약에 그대로 반영할 의도가 아니었음을 보여준다고 주장하였습니다.

Inviron은 또한 주계약에서 규정한 조정은 법원 소송권의 사전이행조건으로서, 이는 매우 부담스럽고 제한적인 조항이기 때문에 하도급업체에게 적용하려면 분명히 표시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Inviron은 Habas Sanai v Sometal SAL2 판례를 들어 조항 편입에 대한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였습니다. 이 판결은 중재 조항에 대한 것으로, 분쟁 해결 조항을 하도급계약에 적용하려면 당사자들의 그러한 의도가 분명히 명시되어야 한다고 결론내렸습니다. 더 나아가, 동일 당사자들 간의 계약이 아닌 다른 계약의 조항을 편입시키고자 할 때에는, 해당 당사자들 중 한 당사자가 계약 당사자라 하더라도, 중재 조항을 편입시키고자 하는 당사자들의 의도가 분명히 표시되어야 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그러한 경우, 당사자들이 다른 계약 당사자들 간의 실체 규정뿐만 아니라 분쟁 해결에 대한 규정까지 편입하고자 한다는 의도가 분명하지 않을 수 있다. 특히 편입된 중재 조항이 유효하기 위하여 구두상의 조작이 어느 정도 필요한 경우라면 더욱 그러하다 …"3

Inviron은 주계약의 분쟁 해결 조항을 하도급계약에 그대로 적용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구두상의 조작"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주계약의 정의에 따르면 주계약의 당사자만 관련 조항에 따라 분쟁을 중재에 회부할 권리가 있음이 분명했습니다. 주계약의 중재 조항이 하도급계약에 그대로 적용되려면 관련 정의를 무시하거나 다시 작성해야 했습니다.

판결

법원은 Inviron의 모든 주장을 받아들였습니다.  당사자들이 주계약의 중재 조항을 하도급계약에 편입하고자 의도하였다고 판단하기 힘들다고 보고("far from evident"), Inviron의 주장대로 약식 판결을 내렸습니다.

결론

이번 사건은 백투백 하도급계약서을 작성할 때, 특히 원청계약의 분쟁 해결 조항을 하청계약에 편입시키고자 할 때 주의를 기울여야 함을 상기시켜 주는 유익한 사례입니다. Habas 판결과 본 판결을 통해 분쟁 해결과 관련하여 단순히 "참조" 방식을 적용하는 것보다는 구체적인 조항을 마련할 필요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