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Hin-Pro International Logistics Ltd 대 Compania Sud Americana De Vapores SA1(Hin–Pro) 및Spliethoff’s Bevrachtingskantoor BV 대 Bank of China Ltd2(SBV)의 사건에서 영국 항소 법원 및 고등 법원은 계약의 한 당사자가 계약상의 영국 관할권 조항을 위반하고 타국에서 법적 절차를 진행할 경우, 분쟁의 재판 관할권을 결정하는 그들의 권한에 대해 고찰했다.

Hin-Pro 사건 배경

Hin-Pro International Logistics Ltd(Hin-Pro)사는 홍콩에 등록된 화물운송중개업체로, 중국에서 Compania Sud Americana De Vapores SA(CSAV)사를 상대로 소송을 개시했다. Hin-Pro사는 CSAV사가 기명식 선하증권에 기재된 여러 화물을 선하증권 회수 없이 인도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선하증권들은 영국 준거법 및 영국 재판관할권이 적용되었다.

CSAV사는 하도착오는 없었으며 실제 C&F 매도인들이 해당 대금을 전액 수령했으므로, Hin-Pro사가 중국에서 제기한 소송은 부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속” 재판관할권 조항

CSAV사는 영국 상업 법원에 Hin-Pro사에 대한 제소 금지 명령 및 전 세계에 걸친 자산 동결 명령을 신청했고 이 신청들은 받아들여졌다. Hin-Pro사는 재판관할권 조항이 전속적인 것이 아니며 자사가 중국에서 소송을 개시할 권한이 있다고 주장하며, 영국 항소 법원에 제소 금지 명령에 대한 항소를 제기했다. 관련 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이에 의거하여 발생하는 모든 클레임이나 분쟁은 영국법과 영국 고등 법원의 재판 관할권이 적용된다 …상기에도 불구하고, 타국의 관할권에서 법적 절차가 개시된 경우, 해당 법적 절차는 일반 법원에서 진행되어야 한다.”

Hin-Pro사의 항소를 기각하며, 영국 법원은 아래의 이유로, 해당 소가 영국의 전속 관할권 조항이 적용된다고 판단했다:

  1. “적용 되어야 한다 (shall be subject to)”는 문구는 강제적인 것이며 명령적인 것이다.
  2. 해당 조항의 상업적인 취지는 준거법과 재판관할권을 가진 법원을 명시하는 것이다.
  3. 준거법이 영국법이므로, 영국이 최적의 재판적이다.
  4. “상기에도 불구하고(notwithstanding the foregoing)”란 문구는 첫 번째 문장이 영국에서 소송을 진행해야 함을 인정하는 것이다.
  5. 두 번째 문장은 첫 번째 문장이 효력이 없는 경우에만 적용된다.
  6. 영국 재판관할권하에서 소의 당사자 중 어느 편이 유리한가는 명확하지 않으므로, 해당 조항은 어느 당사자에게도 불리하게 해석될 수 없다(작성자 불이익의 원칙).

따라서, 영국 법원은 제소 금지 명령이 유지되어야 한다고 판결했다. 이 판결은 영국 법원이 계약의 상법적 효력을 어느 수준까지 보호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이다.

반면, Spliethoff’s Bevrachtingskantoor BV(SBV) 사건의 판결은 법원 권한의 한계를 보여 준다.

SBV 사건 배경

본 사건은 SBV사와 조선업체들 간에 맺은 두 건의 신조계약 관련 분쟁으로, 선박이 약속한 시점까지 본선이 인도되지 않아 발생한 소송이다. SBV사는 관련 계약에 의거해 런던에서 중재를 개시했으며, 자사에 유리한 중재 판정을 받게 되었다.

해당 조선업체들은 SBV사의 사기행위를 주장하며, 중국의 청도 해사 법원에 SBV 사를 상대로 소송을 개시했다. 이에 대해, SBV사는 런던의 중재인단에게 해당 조선업체들이 청도에서 소송을 진행하는 것을 금지하는 임시 제소 금지 명령을 신청하여 이를 받아냈다. SBV사는 또한 초기에 청도 법원의 재판관할권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면서도 중국에서 진행된 소송 과정에 참여했었다. 중국 법원은 조선업체들에게 승소판결을 내렸다.

SBV사는 중국 중앙 은행에서 발행한 선수금 환급 보증하의 청구권 관련, 영국 고등 법원에서 소송을 개시했다. 중국 중앙 은행의 SBV사에 대한 방어는 중국 법원의 판결을 주장하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SBV사는 중국 법원의 판결은 중재인단의 제소 금지 명령과 영국법 및 재판관할권 조항을 위반하여 얻은 것이므로, 인정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중국 법원 판결 인정

중국 소송이 중재 조항 및 중재인단의 제소 금지 명령을 위반하여 개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영국 법원은 SBV사가 중국에서 진행된 소송 과정에 자발적으로 참여했기 때문에 중국 법원의 판결이 인정되어야 한다고 판단했다3. 또한, SBV사는 공익질서를 근거로 중국 법원의 판결이 인정되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요약

결과가 다른 두 사건의 사례는 계약서상의 준거법 및 재판관할권 조항의 중요성을 상기시킨다. CSAV 사건은 소송의 일방이 계약서상의 재판관할권 조항을 적용하고자 한다면, 상대방이 타국에서 소송 절차를 개시할 경우, 해당 당사자는 계약상의 재판관할권 조항 집행을 위해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