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기술건설법원(Technology and Construction Court)은 2014년 11월 7일 Eurocom v Siemens1에서 중요한 결정을 내렸습니다. 법원은 본 판결문에서 조정인을 임명하는 과정에서 한 당사자가 임명 신청서에 부실표시(misrepresentation)를 하여 임명이 유효하지 않다는 이유로 조정자의 결정 집행을 거부하고, 당사자들에게는 조정인 선정 과정에서 정직하게 행동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배경

조정 당사자들은 런던 지하철역 두 곳의 공사를 담당한 도급업체와 하도급업체였습니다. 이미 한 번의 조정이 있었고, 하도급업체가 도급업체에게 일정 금액을 지급할 것이 결정되었습니다. 그 후, 하도급업체는 또 다른 조정 절차를 시작하였고 영국 왕립공인평가기관(Royal Institution of Chartered Surveyors, "RICS")에 조정인 임명을 위한 신청서를 제출할 것이라 통지하였습니다.

하도급업체는 지명 요청서를 제출하였습니다. 하도급업체는 지명인과 관련한 어떠한 이해충돌 문제가 없는지에 대한 질문에 답하면서 이전 조정자를 포함하여 임명되어서는 안 되는 사람 여러 명을 지목하였습니다. RICS의 설명서에 따르면 "관련 양식의 사본이 자동으로 상대방에게 전달되어야" 하지만, 본 사건에서는 사본이 도급업체에게 전달되지 않았고, RICS는 하도급업체의 신청서에 지목되지 않은 조정인을 임명하였습니다.

조정인은 도급업체가 하도급업체에게 상당한 금액을 지급할 것을 결정하였고, 하도급업체는 본 결정을 집행하고자 하였습니다. 결정이 나기 직전, RICS는 도급업체의 요청에 따라 신청 양식 사본을 도급업체에게 제공하였습니다.

도급업체는 조정인 지명 과정이 불공정했다는 이유로 집행을 거부하였습니다. 하도급업체는 참고인 진술을 통해, 양식의 질문에 답하는 것은 "사실상 선제적인 제외 목록"에 불과하며, 이전 조정인을 임명하지 않는 이유는 "새로운 관점에서 사건을 검토하기 위해서"라고 밝혔습니다. 도급업체는 Makers (2008)2 판결에 따라 당사자 어느 누구도 "지명 시스템을 매수"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견지하였습니다.

판결

법원은 하도급업체가 신청서 질문에 허위로 답변하였다는데 강력한 근거가 있음을 받아들였습니다. 하도급업체가 자신이 지명한 제외 목록의 사람들에게 실제로 이해충돌의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았습니다. 법원은 또한 하도급업체가 자신이 원하지 않는 조정인의 선정을 배제하기 위하여 고의로, 혹은 무분별하게 질문에 답변했을 것이라 일응 결론지었습니다.

사기적 표시가 있어 결정이 무효화되었기 때문에 허위 신청으로 인하여 지명 기관이 영향을 받았다는 점은 증명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허위 표시로 인하여 조정자 후보 범위가, 특히 전 조정자와 관련하여, 부적절하게 제한되었습니다. 법원은 또한 모든 계약 당사자들이 정직하게 행동해야 하고, 사기적 표시를 통해 지명 시스템을 매수하거나 뒤엎으려 해서는 안 된다는 묵시 조항이 있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RICS가 지명 과정에서의 절차적 공정성을 위하여 신청서 사본을 상대방에게 제공해야 할 의무는 없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지명 기관의 기능은 지명이 적절한 방법으로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며, 상대 당사자와 상의해야 할 의무는 없었다고 보았습니다.

법원은 조정자가 적절하게 임명되지 않았으며, 조정자 임명이 무효하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도급업체가 하도급업체의 청구를 성공적으로 방어할 실질적 가능성이 있음을 인정하여 결정 집행을 거절하였습니다.

논평

본 사건은 지명 과정에서의 문제로 인해 조정자의 결정 집행이 거부된 첫 판례입니다. 법원은 하도급업체가 진정으로 이해충돌의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 조정인에 대해서만 임명을 제한하지 않아 임명 과정에 영향을 미쳤을 뿐만 아니라, 신청 양식을 이용하여 자신이 원하지 않는 사람이 임명되는 것을 막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따라서 임명은 무효하였고, 조정자는 결정을 내릴 권한이 없었습니다.

본 판결은 조정 당사자들과 지명기관 모두에게 매우 중요합니다. 당사자들은 지명 반대자들을 신청할 때 정직하게 임해야 하며 다른 의도를 갖고 임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특히 이 사건에서는 하도급업체의 허위 표시로 인하여 같은 조정자를 다음 분쟁에서도 임명한다는 RICS의 일반적인 정책이 따라지지 않았다는 점이 문제가 되었습니다.

법원이 RICS가 자신의 설명서 내용과는 상반되게 도급업자에게 신청 양식의 사본을 제공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불공정하게 행동하지 않았다고 판단한 점은 다소 의외로 생각될 수 있습니다. 비록 이와 같은 행동이 불공정하지 않다고 판결이 났지만, 지명기관은 절차를 투명하게 수행하고, 한 당사자와만 서신을 교환하는 것은 최대한 피하는 것이 좋은 관행이라고 여겨집니다.